오토바이 - 3

당시 우리팀에선 몇몇이 잠시 후방에 가 있었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지난 몇일간 이루어진 일방적인 전투를 해본게 전부인 신병들이었다. 아메리키의 팀에선 한명이 복통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고 거점에는 기자들이 와 있었는데 그들은 우연히 외국인 부대가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까지 찾아왔었다. 그런 상황에서 적 보병들의 직접 공격이 시작되었다.


(적방향에 떨어지는 포격, 쿠르드 포병, 미 해병대 포병, 미 특수전 박격포팀이 운영 되고있었고 항공 폭격도 운영 되었었다.)


적들이 아군 거점 150m 지점 흙집까지 다다르자 외국인 신병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수의 적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 전술적 판단은 전혀 하지 못한체 그냥 겁을 먹었다. 곧 그들은 '우린 이곳을 지킬수없어' 라며 기자들과 함께 그냥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미 이라크에서 부터 수없이 많이 겪어온 일이었다. 심지어 전직 군인출신에 좋은 훈련을 받고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 경험까지 있는 자들도 단순 순찰 임무나 압도적인 병력과 화력을 적에게 투사하는 작전이 아니라 적과 비등하거나 불리한 전투 상황에 노이면 그냥 도망치는 것을 수 없이 봐왔다. 아무리 좋은 훈련을 받아봐야 극한에 상황에서도 자기 할일을 할 수 있는 '기질'은 타고나는 것이지 훈련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뚜껑을 열어보기전엔 누가 진짜인지 알 수 없다. 하여튼 그렇게 쓸모없는 자들은 도망치고 남겨진 자들은 나를 포함 다섯명이 전부였다. 난 도망치는 자들을 비웃으며 아메리키의 팀과 방어를 시작하였다. 신병들은 도망쳤지만 나는 적들의 중화기가 강하지 않다면 적 보병 공격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적들도 저 개활지를 차량으로 통과하진 못 할것이니 도보로 개활지를 넘어올 것이고 그럼 적 보병들은 우리 거점에 다다를 무렵이면 이미 공격기세가 다 죽을터였다. 부상당한 적보다 죽이기 쉬운게 기세가 죽은 적이다. 게다가 거점은 튼튼하고 구조적으로 방어에 용의했다. 탄약과 물도 넉넉했다. 좌,우측으론 아군 거점들도 있다. 


(거점 우측방면, 그 전날 까지 적, 아군 포병들이 서로 포격을 가하는 와중에 우린 숨어있는 적 잔당, 매복조를 찾아 다녔었다.)


난 3층 옥상에서 몰려드는 적 보병들에게 사격을 가했고 아메리키는 3층 격실에서 PKM을 퍼부었다. 다른 병사들은 2층에서 싸웠다. 적탄이 거셌기에 난 옥상위에서 계속 자리를 옮겨가며 싸웠었다. 적들이 제압사격이라고 쏘는 탄들은 대부분 의미없이 위로 떠버렸지만 거리가 100m이하로 줄어들면 정확히 날 노린 탄 들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적들의 그룹단위 공격이 서로 겹쳐지면서 적의 화망이 두터워졌다 적들은 자신들의 보병들이 앞에서 우리에게 갈려가는 동안 원거리에서 압박을 높혔다. 중기관총과 저격탄이 날아들었고 멀리 착탄되던 RPG가 점점 가깝게 떨어지더니 결국 우리 건물 까지 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적 보병들은 우리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주지 못 했다. 대부분의 적들은 우리앞 150m ~50m 사이 지점에서 사살되었고 몇몇은 건물 근처에서 사살되었다. 난 적의 원거리 압박과 많은 적 보병을 상대하는라 바빴지만 밀리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들지 않았다. 중간에 문득 탄약이 부족하진 않을까 싶어 확인해 봤었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단 한번 적들이 건물 안까지 밀고 들어왔었는데 난 옥상에서 싸우고 있어서 처음엔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건물안에서만 들을 수 있는 총성을 듣고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아래로 가보니 2층에 있던 카사데들이 계단에서 교전중이었다. 다시 옥상으로 뛰어올라가 잠시 적들에게 사격을 한뒤 수류탄 두 발을 준비해서 2층 계단으로 뛰어내려가 1층쪽으로 두 발을 동시에 던졌다 폭발음이 들린 직후 더 밑으로 내려가 한발을 던졌고 다시 폭발음뒤에 같은 자리에서 한발을 더 던졌다. 직후에 난 카사데 병사 두 명과 1층 까지 바로 밀고 내려가 빠르게 수색을 시작했다. 핏자국이 있을뿐 적이나 시체는 없었다. 밖으로 나가니 숨은 붙어 있지만 부상당해 쓰러진 적들과 그냥 도망치는 적들이 있었고 난 그들을 사살한뒤 카사데 병사들을 남겨두고 다시 3층으로 뛰어올라갔다. 이미 150m 지점 흙집에 다음 적보병 그룹이 도달해 있었다. 하지만 양상은 같았다. 적 중화기는 우리 거점을 때리기는 했지만 위협일 뿐 실질적은 타격을 주지는 못했고 적 보병들은 우리 사격앞에 갈려나갔다. 그것이 계속 반복 되다가 아군 포격이 이루어졌다. 다양한 화력이 적진과 개활지까지 폭 넓게 투사되었고 그것을 끝으로 적들은 공격을 멈췄다. 포격중 좌전방 집 한체 전체가 공중으로 떠올라 가라앉았었다. 적들은 후퇴했고 우린 환호를 지르며 적들에게 사격을 가했다.


(전투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전투후 찾아오는 기분좋은 차분함을 즐기고있었다.)

승리와 패배는 항상 같은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승리가 있고 이겨도 별 감상이 없거나 우울한 승리, 심지어는 기분 나쁜 승리도 존재한다. 그리고 기분 좋은 패배, 실패도 존재 한다. 그날은 기분좋은 승리였고 난 그것을 즐겼다. 한참을 승리를 즐기고 있으니 보급부대가 밥을 가져 왔고 그들도 이미 우리의 승리 소식을 듣고 왔기에 크게 웃으며 우릴 축하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음식과 물을 건내주고 떠났다. 저녁쯤엔 도망쳤던 신병들과 후방에 있었던 다른 인원들 모두가 거점으로 돌아왔다. 도망쳤던 자들은 온갖변명을 떠들어 댔는데 그냥 잠을 잤다. 그런 변명을 듣는것도 이미 한참전에 지겨워 졌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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